아이를 기르며

[산후도우미 이용 팁] 이모님을 추억하며...

별꿈하하 2017. 4. 5. 11:14

둘째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퇴원한 후 소아과가 함께 있는 산후조리원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렀다. 

소아과 선생님께서 옆 건물에 계시어 위급상황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간호사 자격증이 있으신 분들이 산후조리원에서 근무하셔서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조리원에서 지내는 시간도 끝이 나고 아이를 집으로 데려올 시기가 되자, 걱정되었다. 

태어난 지 3주 정도 지났으나 여전히 다른 아이들 보다는 작은 '이른둥이'라 조심스러웠다. 

나 혼자 아이를 잘 볼 수 있을까? 첫째도 있는데 괜찮을까?

경제적인 부담은 좀 되었지만, 아기보다 중요한 게 있으랴... 

좀 무리를 하여 '아기'를 위한 전문적인 케어를 기대하면서 알아봤던 것이 '산후도우미'이다. 

'이른둥이'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여, 잘 알려져 있는 중견 업체(홈스토리)의 서비스를 이용하였다.


먼저 서비스 상담사와 통화하며, 요구 사항을 밝혔다.

"아이가 예정보다 일찍 태어났어요. 

그래서, 아기를 다뤄본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면 좋겠어요. 

산후조리원에 있다 와서 산모케어는 별로 필요가 없습니다."


산후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필요한 점을 파악하고, 정확하게 하는 것이 좋다.

1. 모유 수유를 위한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가?

2. 산모 마사지가 필요한가?

3. 식사에 중점을 두는 편인가? 특별히 선호하거나 싫어하는 음식이 있는가?

4. 청소 등 가사의 도움은 어느 정도 받고 싶은가?

5. 나이와 상관없이 경험이 풍부한 사람을 선호하는가? 어르신이 집에 와서 일하시는 게 불편한가?

6. 별도로 필요한 도움이 있는가?

서비스가 매뉴얼화 되어 있지만, 한정된 시간 내에서 사람이 하는 일이라 중점을 두는 부분과 아닌 부분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조리원에서 어느 정도 있다가 나왔기에 산모케어는 필요치 않았고, 둘째이므로 아기를 돌보는 기술도 있는 편이었다.

다만, 특수 상황을 고려하여 예외적인 상황에 대처를 할 수 있는 경험이 풍부한 분이 오셨으면 했고, 매일매일 아기 목욕을 해주시기를 바랐다. 

그리고 산모케어를 받지 않는 대신, 질 좋은 식사 준비를 해주셨으면 했다.




우리 집으로 오신 이모님은 나의 요구대로 산후도우미 경험이 많으셨고, 또 그 경험만큼 나이가 다소 드신 분이셨다. 

예전에 쌍둥이 아기들을 돌보신 경험도 있다고 하셨다. 

온화하고 다정하면서 차분한 성품이 마음에 들었다.

젖먹이를 둔 산모에게 아주 중요한 식사 준비를 아주 완벽하게 해주셨다. 

이 부분은 남편이 특히 흡족해한다. ( -_-)

집에 있는 재료는 별반 다르지 않은데, 뚝딱! 요술처럼 맛깔스러운 요리를 쉽게 만들어 내시는 것이 신기했다.

아기 먹이느라 허기진 배를 채우려, 차려주신 음식을 맛있게 먹고 있으면,그 모습을 보며 친정 엄마처럼 흐뭇해하셨다.

그리고, 아기와 엄마가 머무는 안방, 거실, 화장실 및 주방 청소를 비롯한 빨래 등 기본 살림도 돌봐주셔서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식사 준비나 청소 등을 효율적으로 하는 모습을 보며, 초보 주부로서 배울 점도 많았다.


이모님의 진 면목은 아기 목욕에서 나타난다.

아이가 목욕을 하며 이렇게 편안해 할 수가! 

 


첫째에게 새삼 미안했다. 

이건 머, 목욕이 아니고 싸우자는 거지? ㅠㅠ

그러고보니, 첫째 때는 모든 게 서툴렀구나. 

미안...

 


 

이모님이 약속된 시간을 마치고 돌아가실 땐, 정말 아쉬웠다.

이로써 꿀같은 시간이 끝나는 구나. 

이제 정말 '나 홀로 육아 전쟁' 시작이로구나. ㄷㄷ


어느새 시간은 흐르고, 그 자그맣던 아기는 자라 2돌이 지났다. 

때때로 사진을 보며 감사한 마음으로 그 시간을 되돌려본다.

이모님과 함께했던 우리 아이 와의 첫 순간.

다정하고  따뜻했던 시간은 언제까지나 기억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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